모든 사람을 리더로 부르셨다
요즘에는 덜한 듯 하지만 예전에는 교회에서 '모든 사람을 리더로 부르셨다'는 말을 많이 했다.
말씀이나 상담 중에 격려도 하고 동기부여도 하기 위해 썼던 말인데, 지금에 와서 돌이켜 보면 말하는 사람도 깊이 생각하지 않고 관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 나는 이 말이 틀렸다고 생각했다. 성경에 있는 말도 아닌데다가, 리더십을 타고 나는 사람은 따로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떤 조직이든지 리더의 수는 적고, 리더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팔로워의 역할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당연한 이치를 거슬러 모든 사람에게 리더의 역할이 있다고 말하는 건 단지 듣기좋은 말로 잠깐의 위로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나를 리더로 부르시지는 않은 것 같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다고 크게 실망하지도 않고 나름대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고자 노력했다.
사회 생활하면서 금주하고, 고민이 있는 사람에게는 전도를 했다.
회사의 영적인 분위기를 바꿔 달라고 기도하고, 기독교에 대해 알고자 하는 사람에게 최대한 성실하게 설명을 했다.
빛과 소금으로 살라는 말씀. 밀알로써 희생하라는 말씀을 생각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데 없어 다만 밖에 버리워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마태복음 5:13)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한복음 12:24)
소수지만 주변에서 날 보고 하나님을 믿겠다는 사람이 생겼고, 나를 다른 유명무실한 기독교인과는 조금 다르게 보는 시선이 있다는 것도 알게됐다.
그런데 문득 돌아보니 다른 사람을 인도하고 남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리더가 아닌가?
빛과 소금으로 살라는 말씀 가운데 빛에 관한 말씀은 이렇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위에 있는 동네가 숨기우지 못할 것이요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안 모든 사람에게 비취느니라 이같이 너희 빛을 사람 앞에 비취게 하여 저희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태복음 5:14~16)
사람들에게 비추는 빛이 리더가 아니면 무엇인가?
과거의 나는 리더라는 말을 조직에서의 높은 자리, 남에게 명령을 내리는 위치, 아니면 타고난 카리스마 같은 것들과 동일시했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리더일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빛으로서의 삶은 그런 세속적 의미의 리더와는 다르다.
우리를 리더로서 부르셨다는 말에 이제는 동의하지만, 세속적인 리더십은 그리스도인이 추구할 바가 아니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태복음 6:33)
여호와는 가난하게도 하시고 부하게도 하시며 낮추기도 하시고 높이기도 하시는도다(사무엘상 2:7)